독일 폭스바겐그룹의 계열사 포르쉐의 최고경영자(CEO) 올리버 블루메(오른쪽)와 루츠 메쉬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2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진행되는 포르쉐의 기업공개(IPO) 도중 오픈 벨을 울리고 있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포르쉐의 시가 총액을 752억 유로(약 104조 원)로 예상했다./연합뉴스

럭셔리카의 대명사 포르셰가 전 세계 증시가 얼어붙은 상황 속에서도 기업공개(IPO) 흥행에 성공한 뒤 주가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독일 증시에 상장한 포르셰 주가는 12일(현지 시각) 전 거래일보다 3.88% 오른 86.84달러로 마감했다. 상장 당일(82.5달러)보다 5%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독일 DAX 수익률(0.5%)을 웃돌고 있다.

현재 포르셰 시가총액은 790억유로(약 110조원) 수준으로 상장한 지 한 달도 안 됐지만 테슬라, 도요타, BYD에 이어 전 세계 자동차 회사 중 4위로 올라섰다. 포르셰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모기업 폴크스바겐그룹 시총(730억유로)도 뛰어넘었다. 폴크스바겐은 포르셰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업들이 신규 상장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대담한 움직임을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르셰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향후 3~4년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확보되어 있기 때문이다. 포르셰 대표 모델인 911의 경우 지금 주문한다 해도 3~4년이 걸리고, 파나메라와 카이엔, 마칸은 2년 6개월 정도 대기해야 한다.

럭셔리카다 보니 다른 차 브랜드들보다 영업이익률이 높다는 것도 강점이다. 포르셰의 매출 총이익률은 26.7% 수준으로, BMW(25.4%), 벤츠(22.9%), 폴크스바겐(18.8%)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포르셰는 매출 331억유로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영업이익은 16% 늘어난 40억유로에 달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고급차 판매량은 코로나 첫해인 2020년을 제외하고 12년째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포르셰는 인기 차종의 대기 기간이 4년에 달할 정도로 주문이 밀려있다 보니 불안한 증시 상황에서도 대규모 IPO를 성공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포르셰 상장을 전후해 급등했던 국내 포르셰 테마주들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포르셰에 부품을 납품하는 코스닥 상장사 코리아에프티의 경우 2700원 전후이던 주가가 포르셰 상장 직전인 9월 27일 4480원까지 치솟았지만 지금은 2475원으로 떨어졌다. 삼기, 성호전자 등 다른 포르셰 테마주들도 코리아에프티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