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급락세(원화 가치 상승)를 보이면서 서학개미(해외 증시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의 환차손 규모가 커지고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5원 오른 달러당 1325.9원으로 마감했지만, 한 달 전인 지난달 14일(1428.5원)보다는 7% 하락한 상태다. 미국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개월 만에 7%대로 떨어지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폭이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는 데다, 국내 외환 당국이 적극적인 환율 방어 의지를 보이고, 외국인들도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로 돌아선 것 등이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달러 가치 하락으로 서학개미들이 투자한 미국 주식의 원화 환산 가치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특히 서학개미 보유 종목 1위인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한 달 손실률이 환차손을 포함해 15%를 넘었다. 테슬라는 최근 일론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와 전기차 4만대 리콜 등 연이은 악재로 지난 한 달간 주가가 9.5%가량 하락했다. 여기에 환율 하락률(7%)을 합칠 경우 손실률은 16.5%에 달한다. 서학개미의 테슬라주 보유 금액은 100억달러가 넘는다.
또 최근 미국 증시 반등으로 지수와 반대 방향으로 수익을 내는 ‘인버스형’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들도 가격 하락과 환차손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서학개미의 순매수 금액 4위(450억원)였던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 ETF’는 최근 한 달간 가격이 55%나 폭락했고, 환차손을 더하면 손실률이 60%를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