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증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와 최근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국 증시가 ‘유럽 최대 주식시장’ 타이틀을 프랑스에 뺏겼다. 블룸버그 통신은 14일(현지 시각) 자체 집계 결과 프랑스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2조8230억달러(약 3720조원)로 영국(2조8210억달러)을 20억달러 차이로 추월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증시 규모가 영국을 추월한 것은 데이터 측정을 시작한 2003년 이래 처음이다.

영국 증시가 프랑스에 뒤처지게 된 데엔 브렉시트의 부정적인 영향이 컸다. 브렉시트는 6년 전인 지난 2016년 영국 국민투표로 결정됐고, 2020년 1월 영국이 EU에서 공식 탈퇴하면서 마무리됐다. 영국이 유럽 경제권에서 빠져나가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영국 증시에 예전만큼 매력을 느끼지 않게 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마이클 손더스는 블룸버그에 “영국 경제 전체가 브렉시트로 인해 영구히 훼손됐다”고 말했다.

또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과 지난 9월 리즈 트러스 당시 총리의 감세안이 불러온 경제 혼란 등으로 상대적으로 취약한 영국 중소기업들의 주가가 추락했다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 들어 영국 증시에서 대형주로 구성된 FTSE100 지수는 0.4% 정도 내리는 데 그쳤지만, 중·소형주 지수인 FTSE250은 17% 급락했다. 미 달러화를 기준으로 시가총액을 비교하다 보니, 최근 파운드화 가치가 유로화보다 더 떨어진 점도 순위 변동에 영향을 줬다.

반면 프랑스 주식시장은 루이비통·디오르 등을 보유한 명품 업체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와 에르메스 등 글로벌 명품 그룹 실적이 호조를 보인 덕분에 선방하고 있다. 중국에서 코로나 규제가 완화되면서 명품에 대한 소비가 몰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고 외신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