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배터리 원자재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개미 투자자들이 이런 흐름을 ‘수익’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들 원자재 가격을 그대로 따르는 ETF(상장지수펀드)나 ETN(상장지수증권) 등 금융상품이 아직 국내외에 드물기 때문이다.
4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1일 기준 탄산리튬의 국제 가격은 kg당 562.5위안(약 10만원)을 기록했다. 3개월 전(475.5위안)보다 18% 상승했고, 연초(264.5위안) 대비로는 배 이상으로 올랐다. 지난달 중순 기록한 580위안대 가격은 사상 최고였다. 리튬 생산은 중국 기업 비중이 높아 국제 가격이 중국 위안화 기준이다.
만약 원유·천연가스 ETF처럼 리튬 가격을 그대로 추종하는 ETF가 있다면 투자자 돈이 진즉 몰렸을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외에서 리튬 ETF를 찾아보기 어렵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리튬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물(先物)로 거래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거래량도 구리 등 주요 금속에 비해 적어 리튬 ETF는 아직 운용이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배터리 핵심 원료인 니켈 가격도 최근 3개월간 약 30% 올랐지만 현재 국내에 가격 연동 상품은 없다. 다만 해외엔 일부 니켈 ETN이 상장돼 있다.
이렇듯 배터리 원료의 가격 연동 상품이 희귀하다 보니, 이른바 ‘테마주’에 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화공 업체 금양 주가는 지난 3개월 사이 160%나 폭등했는데, 최근 아프리카 콩고 리튬 광산을 개발하려 현지 회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띄웠다.
세계 시장에 리튬 화합물을 공급하는 뉴욕 증시 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리튬 가격이 오르면 실적이 즉시 개선되기 때문이다. 앨버말(미국)·SQM(칠레) 등이 이런 기업들이다. 다만 금투 업계 관계자는 “특정 종목 투자는 회사별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