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애플페이 추정 택시 광고. 현대카드 측은 이 이미지의 진위 여부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11월 30일에도 애플페이 시범서비스는 출시되지 않았다./트위터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의 한국 상륙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업계에서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현대카드가 자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애플페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겁니다. 국내 휴대폰 중 약 34%를 차지하는 애플 아이폰 사용자들은 삼성페이가 깔려있는 삼성 스마트폰처럼 휴대폰 자체에 설치된 ‘페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해 불만이 많았기 때문에 애플페이 도입을 손꼽아 기다려왔습니다.

이들에게 최근 희소식이 하나 전해졌는데요. 애플페이 서비스가 5일 금융감독원의 ‘약관 심사’를 통과한 것이죠. 약관 심사란 서비스나 상품이 출시되기 전에 금감원이 운영 방식에 문제가 없나 미리 살펴보는 것입니다. 10월 말 시작된 약관 심사가 약 한 달 반 만에 끝남에 따라 빠르면 이달 중순, 늦으면 내년 초부터 애플페이를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일반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애플페이 사용에 필요한 단말기 보급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온라인 서비스부터 먼저 개시하는 방법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폰 이용자들을 답답하게 만드는 것은 정작 애플페이 도입 당사자인 현대카드와 애플의 침묵입니다. 이들은 애플페이를 국내에 출시한다는 것조차도 아직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인데요. 파트너사에 대해 강도 높은 비밀 유지 의무를 요구하는 애플의 방침 때문에 현대카드 측이 입을 다물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말도 나옵니다.

당사자들의 침묵 때문에 애플페이 출시 여부나 일자가 불투명해지자, 주식시장에선 ‘애플페이 관련주’들이 작은 이슈 하나에도 들썩들썩하곤 합니다. 한국정보통신과 나이스정보통신 등 ‘애플페이 관련주’들은 출시가 예상보다 늦어지자 12월 들어 주가가 급격히 빠졌다가 약관 심사가 통과됐다는 소식에 6일에는 주가가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카드와 애플은 이미 금감원의 약관심사까지 통과한 마당에 더 이상 침묵을 지키지 말고, 최소한 “도입할 예정이다” 수준의 발표라도 해서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