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패턴이 미래에도 반복되리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오건영 신한은행 WM그룹 부부장)
“거품이 지나치게 많이 껴 있는 자산이 무엇인지를 냉정하게 살펴야 할 때입니다.”(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빅테크 기업만 사면 만사형통이던 기존 전략이 이제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이은택 KB증권 주식전략팀장)
작년 말 3000을 훌쩍 뛰어넘었던 코스피는 올해 2100선까지 주저 앉았다. 증시 주도주(株)도 바뀌고, 국제 정세도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국내 금융·증권가 최고 전문가들이 내년 투자 전략에 대해 “전면적인 재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배경이다. ‘거시경제 1타 강사’ 오건영 부부장과 한국 최고의 시장 분석 전문가 김학균 센터장, 최근 수년간 ‘베스트 애널리스트’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이은택 KB증권 팀장은 16~17일 서울 강남구 대체동 세텍(SETEC)에서 열리는 ‘2023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강연자로 나선다. 이들은 2023년 자산시장을 점검고, 그에 따른 투자 전략을 제시해 줄 예정이다.
◇“봉인 풀린 인플레이션, 과거 투자패턴 버려라”
“인플레이션의 가능성이 고질병처럼 상존하는 시대에 맞도록 재테크 전략도 바꿔야 합니다.”
오건영 부부장은 박람회에서 16일 오후 4시30분 ‘2023 글로벌 금융시장 이슈 점검: 금리·환율·물가를 중심으로’란 제목으로 강연한다. 쉬운 예시를 든 설명으로 이름난 그는 지금 시장의 상황을 “신호등 파란 불이 꺼져갈 때 길을 급히 건너면 숨이 차오르듯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너무 늦게 시작한 미국 연방준비제도 때문에 시장이 고통을 겪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때 풀린 돈이 인플레이션이라는 ‘괴물’을 만들었는데도 연준이 한동안 저금리와 돈 풀기 정책을 유지함으로써 ‘괴물’에 밥을 주고 키운 꼴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후 연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소 꺾일 조짐이 보이지만 그 불씨가 완전히 꺼지기는 어려우리라고 그는 보았다. 오 부부장은 “한동안 연준의 목표치보다 높은 물가상승률과 과거보다 높은 금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오 부부장은 “지난 40년 동안 보지 못했던 인플레이션의 봉인이 풀리면서 저금리의 시대도 끝났다”라며 “물가·금리의 변동성이 커진 지금같은 시대엔 분산 투자를 하면서 기회를 노리되, 주식 투자의 경우엔 기업 자체의 경쟁력을 그 어느 때보다도 잘 살펴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지난 1월 연 1%도 되지 않았던 정기예금 금리가 5%까지 급등할 정도로 금리가 상승하는 속도가 빠른데, 이는 대출 금리도 마찬가지”라며 “이런 변화에 버티지 못해 무너지는 기업도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금리 상승기에 위험한 기업을 골라낼 ‘실전 팁’도 공유했다. 그는 “금리가 높을 때는 부채가 많은 기업은 매우 위험하고, 부채가 늘어나는 기업은 더 위험하다”라며 “상식적으로 대출 금리가 높을 때 빚을 늘리면 안 되는데도 기업의 부채가 계속 증가했다는 것은 다른 자금조달 방법이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안 좋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는 이어 “지난 1년 동안 매출·순이익 같은 기업의 성장성 지표가 갑자기 꺾인 기업은 사업 구조가 인플레이션에 취약하다는 뜻이므로 조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폭력적 공급망 재편, 한국 소·부·장 주목하라”
김학균 센터장은 30년 가까이 투자전략 애널리스트로 활약해온 증권가의 ‘전설’로 통한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과 함께 재테크 박람회 개막일 첫 강연(16일 오전 10시30분)에서 2023년 투자 전망을 나눌 예정이다.
김 센터장은 “1970년대에도 인플레이션이 있었고 구(舊)소련이 무너지기 전까지는 세계화가 없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 벌어지는 긴축과 탈(脫)세계화가 완전히 새로운 경험은 아니라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막대하게 부풀어오른 부채는 과거에 본 적 없는 위험으로 금리가 오르며 그 부작용이 여기저기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 이전 저금리·저물가를 뜻하는 말로 수년 동안 유행했던 ‘뉴노멀’에 대해 “꿈이었다”라고 했다. 미·중 무역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잇단 세계화의 후퇴로 인해 저물가가 이끌던 저금리의 시대가 돌아오긴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김 센터장은 “배타주의와 탈세계화는 글로벌 공급망을 폭력적으로 재편하고 있다”라며 “이런 변화 속에 수혜를 입을 한국의 기업을 골라서 투자하길 추천한다”라고 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화의 혜택을 많이 본 국가이기 때문에 탈세계화는 대체로 호재로 보긴 어렵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공장을 옮기고 설비를 다시 짓는 과정에 경쟁력 있는 한국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한국 기업의 설비 증축에 더해 미국 등 선진국의 공장 신축 때도 한국 기업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수년 동안 기술주가 크게 상승하는 동안 소·부·장이 상대적으로 소외돼 주가가 아직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이들 주식을 유망하게 보는 이유라고 했다.
◇“빅테크 만사형통은 옛말, 내년부터 투자 핵심은 다변화”
이은택 팀장은 통찰력이 뛰어난 조사 분석 자료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명실상부 최고의 애널리스트다. 이 팀장 역시 박람회 첫날 ‘2023년 세 가지 파동이 겹친다: 다시 주목받는 버핏의 투자(16일 오후 5시)’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이 팀장은 “지금 주식 시장은 약세장 후반부에 들어왔다고 본다”며 “기업들의 실적 쇼크를 비롯한 금융 시장 발작이 한 두번 더 나타나면 약세장은 마무리 국면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다시 투자에 나서야 하는 시기에 대해서는 “지금부터”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확한 저점을 맞추려고 하기 보다는 비관론이 확산됐을 때, 즉 약세장 후반부에 왔을때 분할 매수에 나서야 한다”며 “지금이 분할 매수하기 유효한 시장이 됐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투자 전략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팀장은 “작년까지는 미국 성장주, 특히 빅테크 중심으로 투자를 해왔지만 지금은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업종 뿐만 아니라 지역 측면에서도 다변화를 해야 한다”고 했다. 공급망 재편, 국제 정세 변화 등에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승자가 될 지 섣불리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으로 생산 비용이 올라가고 탈세계화가 진행되면 현금 창출 능력이 있는 기업만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현금 창출 능력과 시장 지배력이 큰 기업 위주로 투자하는 워런 버핏 투자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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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22년 12월 16일(금)~17일(토), 오전 10시~오후 6시
-장소: 서울 대치동 SETEC(세텍,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1번 출구)
하철 3호선 학여울역 1번 출구)
-참여: 홈페이지 사전 등록 시 무료(현장 입장료 5000원)
-홈페이지 주소: chosun-moneyexpo.co.kr
-문의: 1855-3568, mone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