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로(0) 코로나’ 정책 포기로 중국 내부 확진자 급증, 전 세계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연말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뉴욕 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29일(현지 시각) 배럴당 78.4달러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 대비 0.56달러 떨어졌고, 지난 27일부터 3거래일 연속으로 총 1.16달러 하락했다.
원유 가격은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14년 만에 처음으로 120달러 선을 뚫고 치솟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조짐으로 원유 수요가 위축되면서 지난 9일에는 연중 최저치인 71달러 선까지 추락했다. 이후 중국 당국의 방역 정책 완화로 글로벌 소비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소폭 반등세를 보였지만, 연말을 앞두고 다시 주저앉고 있다.
최근 유가 약세는 중국의 방역 완화가 기대와 달리 확진자 급증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를 가속화하는 역(逆)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자료를 인용해 “이달 들어 20일까지 총 2억4800만명이 감염됐으며, 20일 하루에만 감염자 수가 3700만명이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코로나 전수 검사를 폐지해 정확한 통계는 확인이 어렵지만, 코로나가 단시간에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어 원유 수요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미국 시장의 원유 재고가 증가한 것도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등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약 72만배럴 증가한 4억1895만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정부가 최근 휘발유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전략비축유(SPR·수급 차질에 대비해 비축한 원유) 350만배럴을 시장에 추가 공급했기 때문이라고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싱가포르 컨설팅업체 IG의 옙준룽 시장전략가는 “중국의 바이러스 상황이 불확실해 여러 국가의 새로운 여행 (방역) 규정이 생겨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낙관론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