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11년여 만에 최악의 어닝 쇼크(예상 밖의 부진한 실적)를 기록했다. 17일(현지 시각) 골드만삭스는 작년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6% 하락한 1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EPS)은 3.32달러로, 월가 전망치(5.48달러)보다 약 39% 낮았다. 골드만삭스 실적이 전망치를 이 정도로 밑돈 것은 지난 201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라고 CNBC가 보도했다. 이날 골드만삭스 주가는 6.4% 급락했고, 다우지수도 1.1% 내렸다.
골드만삭스가 올해 경기 침체를 우려해 전년 대비 많은 충당금을 적립한 것이 실적 악화를 불렀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데니스 콜먼 골드만삭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기가 둔화되고 더 많은 대출 연체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며 “소비자 신용 악화의 초기 징후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건비가 상승한 것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LPL파이낸셜의 제프리 부흐빈더 최고주식전략가는 “이번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엔 좋은 소식이 별로 없을 것”이라며 “글로벌 성장 둔화, 물가 상승에 따른 지속적인 이익 부진 등으로 수익이 전년 대비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기업의 실적 둔화가 통화정책 불확실성보다 시장에 더 큰 위험 요소”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