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의 활성화로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소각, 이사진 교체 등을 요구하는 주주 제안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주주 행동주의 펀드의 표적이 될 만한 기업이 더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KB증권이 국내 상장사 시가총액순 1000여 기업을 대상으로 자산 수익성과 주주 환원율, 영업 외 자산 비율 등을 토대로 주주 행동주의 공격 대상이 될 만한 기업을 산출했더니 총 44곳이 꼽혔다. 자산 수익성(ROIC·세후 영업이익을 평균 투자 자본으로 나눈 것)이 동일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의 평균치 대비 30% 낮고, 평균 주주 환원율도 50% 미만인 기업, 영업 외 자산 비율이 평균보다 높은 곳이 대상이 됐다. 한마디로 ‘성장성은 낮은 데 비해 쌓아둔 돈은 많으면서도 주주에게 그간의 성과를 제대로 나눠주지 않은 곳’이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중에 최대 주주 지분율이 36.5% 미만인 기업들만 따로 꼽았더니 삼성중공업, 에코프로, 코스모신소재, 현대바이오, 코스모화학, 삼부토건, 뉴프렉스, 우진 등 8곳이 남았다. 최대 주주 지분율을 36.5%로 기준 삼은 것은 국내 상장사들이 여는 정기 주주총회 평균 참석률이 73% 선이기 때문이라고 KB증권은 설명했다. 참석률 대비 과반의 지분율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주총에서 이사 및 감사 선임 때 공격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8곳 중 에코프로와 우진을 제외한 6곳은 최근 5년간 주주 환원율이 0%로, 배당 등을 전혀 하지 않았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2015년 국내 주식 배당 관련 추진 방안을 수립하고 이듬해부터 배당성향이 낮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배당을 유도하기 시작하면서 코스피 배당 수익률이 오르기 시작했다”며 “최근 주주 행동주의 펀드들의 움직임도 국내 기업들의 지배 구조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