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기업 에코프로 주가가 올해 325% 급등했다. 양극재 제조 부문을 물적분할한 에코프로비엠, 환경 사업을 인적분할한 에코프로에이치엔 등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최근 2차전지주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에코프로 3형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코프로에이치엔)’의 시가총액 합계가 33조원을 돌파해 네이버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16일 종가 기준 코스피 시총 8위(32조3340억원)다. 에코프로 3형제가 증시 주도 세력으로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다.

16일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에코프로에이치엔 시가총액은 각각 21조1250억원, 11조2786억원, 1조789억원으로 합계 33조482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말 12조2982억원이던 3사 시총 합계가 올 들어서만 21조원 넘게 불어났다. 이에 따라 코스피 기준 시총 순위로 따지면 7위 현대차(36조7853억원) 다음 규모가 됐다. 셀트리온 3형제(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시총 합계(33조9384억원)와 비슷한 규모다.

에코프로 주가가 올해 325% 오른 것을 비롯해 에코프로비엠이 135%, 에코프로에이치엔도 55% 오르며 배터리 관련주 중에서도 독보적인 급등세를 보였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같은 정책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주가 급등 속에 ‘에코 벼락부자’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온라인 주식 게시판 등에는 이들 주식을 산 덕분에 ‘하루에 1억 벌었다’거나 ‘10억 벌어 퇴사한다’는 등의 인증 글도 올라왔다. 주로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 순매수했지만, 외국인들도 개인 버금가는 매수세를 보였다.

이들 종목이 단기간에 너무 올랐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공매도(空賣渡)에 나섰는데, 이게 도리어 주가 상승을 부추겼다는 진단도 있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하는 주식을 빌려 판 뒤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싸게 사서 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를 한 투자자는 일정 기간 후에 빌린 주식을 반드시 갚아야 하기 때문에 예측 방향과 반대로 주가가 올라버리면 공매도로 미리 팔았던 가격보다 비싼 값을 주고서라도 주식을 되사야 한다. 이를 숏 커버링(short covering)이라 부른다.

3종목 중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에코프로의 경우 1월 중순만 해도 공매도 잔고가 약 70만주였는데 현재 절반보다 적은 29만8000주로 줄어들었다. 숏 커버링으로 공매도 잔고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한 증권사 2차전지 담당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가는 실적 대비 가치를 논할 수준은 넘어섰고, 기대감이 십분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