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금융 지원으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던 은행권 부실채권(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 비율이 2년 9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금융감독원은 22일 “국내 은행의 작년 4분기 말 부실채권 비율이 0.4%로 전 분기(0.38%)에 비해 0.02%포인트 올랐다”고 밝혔다. 이 비율은 2020년 1분기 말(0.78%) 이후 계속 떨어져 작년 3분기 말 역대 최저를 찍은 후 상승 전환했다.

작년 3분기까지 11분기 연속 부실채권 비율이 하락했던 것은 코로나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만기연장·상환유예 등 금융 지원 조치 때문에 부실한 대출이 감춰졌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 부실채권(10조1000억원)은 전 분기보다 4000억원(4.5%) 증가했다. 이 중 기업이 8조3000억원으로 전체 부실채권의 대부분(82%)을 차지했다. 가계에서는 1조7000억원, 신용카드와 관련해서는 1000억원의 부실채권이 발생했다.

하지만, 부실채권 증가 대비 현황은 현재까지 양호한 것으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 작년 말 은행권 대손충당금(대출을 회수하지 못할 상황을 대비해 은행에서 적립해 놓는 충당금) 적립률은 전 분기보다 3.3%포인트 오른 227.2%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19년 4분기(112.1%)의 두 배가량 수치다.

하지만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가계의 취약 부분에서 신용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