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들이 잇달아 신종자본증권(일명 코코본드) 조기 상환에 나서고 있다. 크레디스위스 신종자본증권 전액 상각 처리 충격파가 글로벌 은행권을 흔들자 “우리 신종자본증권은 안전하다”며 투자자 안심시키기에 나선 것이다.

우리은행은 10년 전인 2013년 4월 25일 발행했던 500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예정대로 행사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전날 신한금융도 다음 달 13일 돌아오는 135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1차 만기일에 정상적으로 콜옵션을 행사한다고 발표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사가 콜옵션 행사 계획을 미리 밝힌 것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최근 크레디스위스 사태 때문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콜옵션 행사 계획을 밝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스 금융 당국은 최근 크레디스위스를 UBS에 합병시키는 과정에서 크레디스위스가 발행했던 약 23조원어치 신종자본증권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기로 했다. 부실화된 은행을 살리는 데 정부 지원이 들어가는 만큼, 채권자를 희생시키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사들의 자본 비율이 규제 기준보다 높고, 신종자본증권 규모도 작기 때문에 크레디스위스 같은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