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한때 연 5%를 넘었던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연 4%를 넘는 정기예금 상품도 자취를 감췄다.

18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전국 19개 은행이 금리를 공시한 상품 41개 가운데 40개의 최고 금리가 연 4% 미만으로 나타났다. Sh수협은행의 ‘첫만남우대예금’만 연 4%의 최고 금리를 제공하는데, 최근 1년 이내에 수협은행 예·적금 계좌를 보유하지 않아야 하고, 첫 거래 우대, 마케팅 동의 등의 조건을 모두 총족해야 기본 금리 연 2.95%에 가산 금리를 더한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둘째로 금리가 높은 BNK부산은행의 ‘가을야구정기예금’은 기본 금리 연 3.25%에 롯데자이언츠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거나 우승해야 연 3.95%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NH농협은행의 ‘NH고향사랑기부예금’이 최고 연 3.8%의 예금 금리를 제공하지만, 고향사랑기부금 납부 등의 조건이 붙는다.

이런 우대 조건이 붙지 않은 대형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 대부분은 금리가 기준 금리(연 3.5%) 이하로 내려왔다. 우리은행 ‘WON플러스 예금’(연 3.5%),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연 3.5%),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연 3.4%),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연 3.37%) 등이다.

지난해 말 이후 기준 금리가 계속 올랐는데도 예금 금리가 떨어지는 이유는 금융 당국이 수신 경쟁 자제를 요청한 데다 기준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전망에 따라 시장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물가가 4% 넘게 고공 행진을 하는 데 예금 금리만 빠르게 하락하면서 연금소득자나 퇴직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