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한국투자증권. 2020.9.23/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21일부터 신용 융자(대출)를 일시 중단했다. 최근 국내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급증하면서, 올 들어 처음으로 주요 증권사에서 ‘대출 중단’ 선언이 나온 것이다. 금투 업계에선 “빚투가 계속 늘면 신용 융자가 막히는 증권사들이 속출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한투증권은 전날 공지에서 “당사 신용 공여 한도가 소진돼, 21일부터 신용 융자 신규 매수를 일시 중단한다”며 “향후 서비스 재개 시 다시 안내할 것”이라고 했다. 신용 융자란 고객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해당 주식을 증권사에 담보로 맡기는 제도다. 주식의 담보 가치가 빌린 돈의 일정 비율(통상 140%)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이 주식을 강제로 팔아 원금을 회수한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는 개인 고객들에 대해 자기자본 규모 이상의 신용 공여를 할 수 없다. 한투증권의 자기자본은 작년 말 기준 약 6조6000억원이다. 통상 증권사들은 신용 위험을 피하기 위해, 법상 기준보다 더 적은 금액을 신용 공여 한도로 설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코스피가 2500포인트를 회복하는 등 국내 증시가 작년보다 오르자, 빚투 규모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전체 신용 융자 잔고는 지난 19일 기준 20조1369억원으로 올 들어 처음 20조원을 돌파했다. 연초(16조5311억원)보다 22% 늘어났다. 특히 최근 에코프로 등 2차전지 관련주가 폭등하면서 개미들의 빚투가 더욱 거세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