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 3일 금융감독원이 주가 폭락 첫날인 지난달 24일 SG증권을 통해 대량 매도 주문을 낸 키움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29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합동수사팀을 구성해 본격 수사에 착수한 데 이어 금융 당국도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주가조작 가담 세력과 부당이득 수혜자를 철저히 색출해 엄정하게 처벌하라”고 지시했다.
금감원은 키움증권 검사를 통해 키움증권이 속한 다우키움그룹 김익래 회장이 주가 폭락을 초래했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 주가조작 혐의로 입건된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는 “김 회장이 주가 폭락의 주범”이라고 주장해 왔다. 김 회장이 주가 폭락이 발생하기 2거래일 전인 지난달 20일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605억4300만원어치)를 대량 매도해 이번 사태를 촉발시켰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라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김 회장의 대량 매도에 대한 진상 규명도 키움증권 검사의 목적 중 하나”라며 “김 회장은 대주주인 동시에 키움증권 임원인 만큼 고객의 거래 정보를 개인적인 매매 거래에 활용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씨가 주가 폭락 직전 미국의 골프장을 330억여 원을 주고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라씨는 이날 본지 기자와 만나 “(주가 폭락 이전인) 지난달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밸리 골프장 36홀을 2500만달러(약 330억원)에 샀다”고 말했다. 라씨는 프로골퍼 출신 측근 안모씨가 운영하는 골프연습장 회원이 되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해외 골프장 중 하나로 이곳을 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자금 세탁과 은닉 용도로 해외 골프장을 샀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라씨는 그동안 투자자들에게 수수료를 현금으로 받지 않고, 1년에 2000만~3000만원짜리 골프연습장 회원권을 사게 하는 수법으로 자금세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비싼 회원권 값을 정당화하기 위해 해외 골프장을 샀다는 것이다. 또 폭락 직전 해외 자산을 산 것이 자금 은닉 목적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