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와이피엔에프

주가 무더기 하한가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유사한 주가 급락이 재발했다. 3주전 첫 폭락 때처럼 이번에도 프랑스계 증권사 SG증권의 ‘빚투(빚을 내서 하는 투자)’ 계좌에서 매도가 쏟아졌다.

12일 코스닥에 상장된 기계·장비 업체 디와이피엔에프는 장 초반부터 하한가(-29.93%)로 추락한 뒤 그대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상장사인 신대양제지 주가도 장중 한때 28%까지 급락했다가 소폭 만회한 뒤 24.64% 하락 마감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빚투를 한 투자자들이 주가가 떨어진 뒤 담보금을 채워 넣지 못하자,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매각하는 반대매매가 일어났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날 두 종목의 매도 상위 증권사에는 빚투 계약을 주로 하는 외국계 증권사인 SG와 모건스탠리가 포함됐다.

유통 주식 비율이 낮고, 신용 융자 비율이 높은 점은 지난달 폭락한 8종목과 유사했다. 최근 2~3년간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른 점도 비슷했다.

이에 따라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와 같은 시세조종 세력이 주가를 끌어올렸다가 전날 금융 당국이 “빚투 계좌 3400여 개를 전수 조사하겠다”고 하자 매물을 던진 것 아니냐는 추정도 제기된다.

다만 이날 디와이피엔에프 주주로 추정되는 한 개인 투자자는 “이번 하락은 선광·대성홀딩스 등 (지난달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이 없다”며 “레버리지(빚)를 사용해 투자하다가 반대매매를 당했다. 돈을 하나도 못 벌고 나가게 됐고 피해를 본 다른 투자자와 회사 측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신대양제지의 경우 이날 하한가 직전까지 떨어졌다가 하락 폭이 줄어든 것을 볼 때 다음 주 추가 폭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 평가다.

금융위원회는 “주가조작 세력이 결부됐는지 여부는 추후 조사가 이뤄져야 부분으로 현재로서는 확인할 수 없다”며 “세력이 서로 짜고 주가를 올린 것이 아니라면 불법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