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폴란드 사무소 개소식’에서 김성태(왼쪽에서 여섯째) IBK기업은행장이 주요 인사들과 함께 테이프 커팅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은 지난 16일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사무소를 열었다. 기업은행이 해외에 신규 네트워크를 개설한 것은 2019년 9월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 출범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지난 1월 김성태 은행장 취임 직후 개설 작업에 들어가 성과를 맺은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글로벌 사업에 대한 김 행장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폴란드 사무소를 포함해 13국에 60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현지 은행 및 금융기관 인수를 통해 해외 사업의 몸집을 불려온 시중은행과 달리 기업은행은 해외 진출 국내 중소기업 지원에 초점을 맞춰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많은 지역에 거점 점포를 전략적으로 늘려왔다. 실제로 기업은행이 점포를 운영하는 국가에 진출한 국내 기업 수는 약 4만2800개로 전체 해외 진출 기업의 75% 이상을 차지한다. 또한 기업은행이 아직 직접 진출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산탄데르(중남미), ANZ(오세아니아), ENBD(중동) 등 16국의 현지 은행들과 업무 협약을 체결해 진출 기업들에 대한 현지 금융 서비스를 간접 지원하고 있다.

신용도와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이 해외 진출 시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현지 금융 서비스다. 이에 기업은행은 국외 점포를 통해 대출금 기일 유예, 이자·수수료 감면 등의 코로나 특별 지원을 시행했다. 기업은행의 노력은 사업 실적으로도 연결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업은행 글로벌 사업 부문 이익은 1261억원을 기록해 최초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중국 법인이 역대 최대 이익을 올렸고, 2019년 출범 직후 코로나 팬데믹으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던 인도네시아 법인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법인뿐 아니라 홍콩, 하노이, 호찌민, 프놈펜 지점 등 기업은행이 역점을 두는 아시아 시장에서도 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은행은 디지털을 활용한 현지화 영업 확대와 틈새 시장 개척도 계획하고 있다. 신용도가 우수한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전용 대출 상품을 중국 현지 최초로 출시해 높은 고객 유치 실적을 거둔 중국법인은 앞으로 타깃 고객을 공무원, 군인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베트남에서는 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자 방식 외상매출채권담보 대출 등 디지털 방식의 공급망 금융 서비스를 개발·제공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2025년까지 현재의 글로벌 이익을 배로 늘려 2500억원을 넘긴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국책은행으로서 역할에 집중하면서도 그동안 내실 있게 쌓아온 기업은행의 글로벌 사업 네트워크와 역량을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