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7년 만의 ‘수퍼 엘니뇨’ 발생이 예고된 가운데, 투자자들이 ‘엘니뇨 수혜주’와 ‘엘니뇨 피해주’ 찾기에 분주하다.

지난달 초 세계기상기구(WMO)는 올 6~7월 중 태평양 수온이 급상승하는 수퍼 엘니뇨가 일어날 가능성을 60%로 전망했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인데, 온도가 평년 대비 2도 이상 높은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수퍼 엘니뇨로 분류한다.

통상 여름철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면 우리나라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강수량이 늘어난다. 지난해 8월 엘니뇨 예고 없이도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급등했는데, 올해는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에 보험업종 손해율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상 기후로 인해 자동차·일반보험 관련 사고율 상승과 침수 피해 발생으로 인한 손해율 상승이 예상된다”며 보험 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 과거 폭우 때 사례에 비춰볼 때 보험사별 손익 영향은 200억원 내외 수준으로 추정됐다. 보험주 중에선 자동차와 일반 보험 비중이 적은 메리츠화재를 자회사로 둔 메리츠금융지주가 상대적으로 손익 변동성이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농산물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분야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원당과 커피 주요 주산지인 베트남 남부와 인도네시아, 인도 등지에 가뭄이 발생해 이들 작물 가격이 뛰곤 한다. 국제 원당 가격은 최근 석 달 사이 25% 급등했다. 인도 쌀과 밀 생산에도 타격이 생겨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선 이른 무더위에 에어컨과 빙과류 등 대표적 폭염 수혜주들로 사자 행렬이 몰리고 있다. 빙그레는 최근 한 달 사이 주가가 15% 올랐고 위니아 주가는 8% 뛰었다. 소맥과 원당을 주원료로 하는 가공식품을 만드는 기업들의 주가도 여름 기후에 따라 당분간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