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테슬라 등 8개 대형주가 미국 증시에서 새로운 주도 종목군으로 부각되고 있다.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으로 대표돼 온 기존 빅테크 대표주가 ‘메가캡8(Mega cap 8)’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기존 ‘FAANG’ 종목에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MS)·테슬라가 더해졌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모회사 알파벳, 메타로 각각 이름만 바뀌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 시각) 이들 8개 종목의 상승세가 올해 미국 증시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가캡은 시가총액(market capitalization)이 크다는 뜻이다. 실제 8종목 중 4종목(애플·MS·알파벳·아마존)의 시총이 각각 1조 달러(약 1300조원)가 넘는다. 2020~2021년 ‘코로나 특수’ 때 미국 증시를 이끌었던 빅테크들을 포함해 초대형 시총 종목들이 올해 반등장에서 잘나간다는 것이다.
메가캡8 가운데 올 들어 주가가 가장 높게 치솟은 것은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다. 연초 후 지난 7일까지 상승률이 156%에 달한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 상승률(11%)의 14배가 넘는다. 소셜미디어 업체 메타와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각각 119%, 82% 급등했다. 나머지 5개 종목도 30~40%대의 오름세를 보였다.
신문은 메가캡8이 선전하는 이유로 ‘실적과 성장성’을 꼽았다. 재무제표가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성장을 지속하는 기업들이라는 것이다. 엔비디아의 지난 1분기 매출은 71억9000만달러(약 9조3000억원)로, 시장 전망치를 10%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메타도 1분기 매출이 전망치를 약 4% 웃돌았다. 이들 종목은 모두 ‘챗GPT’로 대표되는 AI(인공지능) 열풍의 수혜주이기도 하다.
다만 일각에선 메가캡8 주가가 많이 올라,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황병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오는 7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들의 주가는 출렁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