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회사에서 4세대로 전환하라고 전화 엄청 와요. 전환 안 하고 그냥 유지하는 게 유리한 거죠?”
“꼭 그렇지 않대요. 병원 자주 안 가면 바꾸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비급여 항목은 쓰는 만큼 많이 오른대요. 잘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대요.”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는 문제는 온라인 사이트마다 2년째 갑론을박 단골 소재다. 과잉 진료를 억제할 목적으로 보험료 할인·할증제를 적용해 2021년 7월부터 출시한 4세대 실손은 보험료가 옛 상품보다 훨씬 저렴한 대신 진료비 자기 부담 비율이 높은 게 특징이다. 하지만 4000만 실손 소비자는 헷갈린다. 옛날에 가입한 것일수록 가입자에겐 유리한 게 많다던데, 보험사 말을 듣고 신(新)상품으로 전환했다간 혹시 손해 볼지도 모른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4세대 실손 전환을 놓고 아직도 풀리지 않는 주요 궁금증을 몇 가지 질문으로 풀어봤다.
◇Q1. 1세대 구(舊)실손 가입자, 갈아타면 바보?
실손보험은 언제 가입했느냐에 따라 1~4세대로 나뉘고, 세대에 따라 보장 내용이 크게 다르다. 2009년 9월까지 출시된 1세대 실손 상품은 무조건 가입자에게 유리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갈아타지 않는 게 낫다는 얘기가 많다. 전문가들은 본인의 건강 상태, 의료 이용 성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잔병치레가 많아 병원에 자주 다니는 사람이라면 4세대 자기 부담금이 20~30%로 높기 때문에 갈아타지 않는 편이 낫다. 44세 회사원 이모씨는 1세대 실손 가입자로, 보험료를 월 5만4000원 낸다. 목 디스크 때문에 연간 병원비가 약 250만원 들어가는데, 이씨는 4세대 실손으로 환승하면 1년 차에 본인 부담액이 16만원 늘어나는 등 5년간 총 55만원을 더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갈아타면 실제로 손해인 셈이다.
◇Q2. 4세대 환승 유·불리, 따져볼 방법 없나요?
온라인 검색창에 ‘실손보험 간편 계산기’를 치면 온라인 보험 수퍼마켓 ‘보험다모아’ 홈페이지(https://www.e-insmarket.or.kr/mins/minsInsCal.knia)로 이동한다. 여기서 자신의 가입 정보와 연간 의료비 지출액과 통원 횟수 등을 입력하면 4세대로 전환할 때 얼마나 부담이 늘어나는지, 혹은 줄어드는지 볼 수 있다. 의료비 정보를 모른다면 ‘간소화 입력’ 버튼을 누르면 정보가 연동돼 자동으로 채워진다. 2세대 표준형 실손보험 가입자인 40대 김모씨는 연평균 100만원 정도 의료비를 내고 있고, 4세대로 전환하면 5년간 누적 175만원가량을 아낀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경우 전환이 유리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6월 기준 40대 남성이 1세대 실손보험을 들었다면 월평균 보험료가 4만749원, 4세대 실손보험은 1만1982원이다. 1세대 실손과 비교하면 보험료가 최대 75% 저렴하다.
◇Q3. 2·3세대 실손은 2028년부터 새 실손으로 자동 전환된다던데, 차라리 지금 4세대로 전환해놓는 게 나은가요?
본인이 최초 가입한 날부터 15년이 도래하면 그 시점에 판매 중인 새로운 상품으로 자동 재가입된다. 2013년 가입자는 2028년부터, 2018년 가입자는 2033년부터 최신 실손 상품으로 변환되는 것이다. 재가입 주기가 도래하기 전에 미리 계약을 전환해 보험료를 절약하는 것도 방법이다. 오랜 저금리 환경으로 보험사들이 투자 수익을 올릴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새 상품일수록 예전처럼 혜택을 많이 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은 과거 실손보험을 유지하더라도, 언젠가는 비싼 갱신 보험료 때문에 갈아타는 시점이 누구에게나 닥친다.
◇Q4. 갈아타면 보험료 할인해준다고요?
보험 업계와 금융 당국은 4세대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1~3세대 가입자가 4세대로 전환하면 첫해 보험료를 50% 할인해 주고 있다. 원래는 이런 혜택을 작년 말 종료할 예정이었는데, 이달 말까지 한 차례 연장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재차 연장됐다. 할인 혜택이 끝난 이후 보험료가 얼마가 될지도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