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스마트폰 앱에서 다른 은행이나 저축은행의 예금과 적금의 금리를 비교해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가 21일 본격 가동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신한은행을 포함해 네이버파이낸셜·비바리퍼블리카(토스)·뱅크샐러드 등 9곳을 예·적금 온라인 중개서비스 제공 업체로 지정한 바 있다. 신한은행이 이날 가장 먼저 예·적금 중개를 시작했고, 나머지 업체들도 이르면 1~2개월 내로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금융권의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이 시행된 지난달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들의 ATM기와 카카오페이 대출 비교 서비스 '대출 갈아타기' 화면 모습./연합뉴스

◇신한 앱에서 KB·하나 예·적금 가입

현재 여러 금융회사의 예·적금 금리를 비교해보고 싶다면 신한은행 앱인 ‘쏠(SOL)’을 내려받아야 한다. 쏠에 접속해 ‘머니버스’라는 항목의 ‘한눈에’ 창을 열면 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51개 금융회사의 예·적금 상품을 소개하는 페이지로 연결된다. 금리가 높은 순서대로 예·적금을 살펴볼 수 있고, 개인 금융정보에 기반해 맞춤형 우대금리가 적용된 ‘추천 상품’도 보여준다. 금액을 입력하면 만기 후 세금을 빼고 얼마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지도 나온다.

다만 신한은행 앱에서 다른 금융회사 상품에 바로 가입하는 기능은 아직 적용되지 않았다. 가입을 원하면 해당 금융회사 앱이나 인터넷 홈페이지로 이동해야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서비스를 개발 중인 업체 중에는 플랫폼 안에서 예·적금에 바로 가입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하는 곳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권 금리 경쟁 가속화할 듯

금융 당국은 예·적금 중개 시장 규모가 연간 50조~6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시입출식 예금상품을 뺀 총 예금 잔액이 연간 1000조원인데, 이 중 5~6%만 움직여도 50조~60조원대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중개 플랫폼들은 예·적금 가입 체결 시 납입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챙길 수 있다.

금융위는 21일 기존 9개 업체 외에 신한카드·삼성카드 등 8개 카드사를 비롯해 총 16곳의 업체를 예·적금 온라인 중개서비스 제공 업체로 추가 선정했다. 한편 시중은행 중에선 신한은행 외에 다른 은행들은 아직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은 알뜰폰, 하나은행은 네이버페이와 협업 등 은행별로 집중하는 혁신 서비스가 다르기 때문에 흥행 여부를 보면서 참전할 것”이라며 “앱을 통한 고객 유입 효과도 있기 때문에 신경을 안 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플랫폼에서 금리가 낮은 대출로 한 번에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인프라’가 시행된 데 이어 이번에 예·적금도 금융회사 간 비교가 쉽게 가능해지면서 금융권 금리 경쟁은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연말엔 보험상품도 비교·추천하는 온라인 플랫폼이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금융상품 비교 플랫폼을 통한 소비자 혜택 증진이 이뤄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민환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는 “대환대출 플랫폼도 엉뚱하게 높은 금리를 추천하는 등 미비점이 많고, 너무 많은 플랫폼이 난립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플랫폼에 지불하는 금융사들의 수수료 비용이 고객에게 전가되는지도 잘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