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매수 행렬을 보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갑자기 매도세로 돌아섰다. 시장에선 “외국인이 주도했던 강세장이 한풀 꺾이고, 이제 ‘상고하저(상반기 상승, 하반기 하락)’ 전망에 따른 약세장에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번 매도세가 단기에 끝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연속 순매도(매수보다 매도가 많은 것) 행진을 이어가며 총 97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6월 누적 규모로 따져 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만 해도 누적으로 약 300억원가량 순매수(매도보다 매수가 많은 것) 상태였지만, 21일엔 누적 순매도(1700억원)로 전환했고 이날(2900억원) 그 폭을 늘렸다.

앞서 외국인들은 올 들어 ‘바이 코리아’ 행진을 했다. 지난달 말까지 5개월 동안 13조4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외국인 매수가 몰리며 지난달 각각 ‘7만전자’ ’11만닉스’를 달성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최근 ‘팔자’로 돌아선 것은 상당 부분이 차익 실현 물량이라고 해석한다. 또 미국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도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본다. 다만 매도세가 장기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단기간에 너무 올랐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며 “외국인의 매도 물결은 당분간 지속되다, 7~8월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하반기 전망이 낙관적으로 나오면 다시 매수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