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촉발한 은행 위기에 이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미국의 단기 금융 상품인 MMF(머니마켓펀드)는 5조9108억달러(약 7570조원)로 1월(5조2879억달러)보다 12%(6229억달러) 증가했다.

2015~2018년까지 3조달러대를 오가던 MMF는 코로나가 발병한 2020년 5조달러대로 뛴 후 최근 6조달러 가까이로 급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양적완화(QE)로 풀린 중앙은행 자금이 아직도 시장에 넘쳐나기 때문으로 봤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은 양적긴축(QT)을 하면서 유동성을 줄이고 있지만, 아직도 유동성(자금) 총량은 역사적으로 가장 큰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MMF 금리도 이유로 꼽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미국의 MMF 금리는 5%대로 다른 나라보다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한국 시각으로 오는 27일 발표될 미 연준의 7월 기준금리는 인상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단기 실세 금리 등락이 펀드 수익률에 바로 반영되는 특성상 MMF 금리는 추가로 오를 수 있다.

최근 미국 은행 위기와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관망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신용 위험이 커져 돈이 MMF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MMF는 2월6일 211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후 이달 초 170조원대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185조원대로 반등세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국내 상장사 201곳의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44% 감소했다. 증시 불확실성이 커져 단기 자금으로 돈이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