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코스피 총 시가총액은 2048조1000억원으로 올초(1750조원)보다 30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 중 시총이 가장 많이 늘어난 10종목의 시총 증가분이 248조원으로 전체 증가분의 83%가 넘었다. 코스피 전체 935종목 가운데 단 10종목이 올해 증시 시총 증가의 80% 이상을 만들어냈다는 뜻이다.

코스닥 시총 증가분의 절반 이상은 에코프로 그룹주 때문이었다. 올해 코스닥 시총은 115조8000억원 증가했는데 이 중 에코프로 3사(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 증가분이 66조원으로 57%를 차지했다.

하지만 소수 종목이 주도한 증시는 급등한 뒤에 급락한 경우가 많았다. 글로벌 금융 위기 전인 2008년 3~4월 코스닥 시장 주가 상승률 상위 5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132%였다. 코스닥지수는 1% 하락했지만 이들 종목들만 두 배 이상 오른 것이다. 하지만 해당 종목들은 3개월 뒤 평균 47% 넘게 급락했다.

금융 위기 직후인 2011년 3~4월에도 코스닥 상승 상위 5종목은 평균 131% 올랐다가 3개월 뒤 33% 하락했다. 전자상거래 IT 업체 카페24는 244%에서 마이너스(-)68%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코로나 발생 다음 해인 2021년 3~4월에도 코스피 상승률 상위 5종목은 평균 235% 급등했지만, 이후 3개월간 3% 떨어져 코스피가 2% 오른 것과 대조적이었다.

최근 이차전지 종목 과열 현상도 이 같은 급등락의 역사를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의 증시 쏠림은 바이오업체 셀트리온에 투자가 몰렸던 2018년 초반과 비슷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7년 3월만 해도 8만~9만원대를 오가던 셀트리온은 바이오주 기대감에 1년여 만인 2018년 3월 36만원대로 300% 이상 치솟았다. 하지만 현재는 14만원대로 반 토막 난 상태다.

증시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시장 상황은 왜곡되고 있다. 이달 들어 24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상장 종목 2722개 중 하락 종목은 73%(1984개)였다. 상승 종목(631개)은 하락 종목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차전지 등 일부 종목만 오르며 코스피·코스닥은 이 기간 각각 2.5%, 7%씩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