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7일 비구이위안(碧桂園)의 베이징 외곽 공사 현장 근처에 ‘비구이위안 주택 구매자 권리 보호’라는 문구의 팻말이 놓여 있다. / 연합뉴스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해외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하며 결국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 “처음으로 비구이위안의 달러 채권에 대해 디폴트가 선언됐다”고 보도했다. 비구이위안 채권을 가진 해외 투자자들에게 미국 투자은행 시티그룹이 디폴트 요건이 발동됐다고 공지했다는 것이다.

이는 비구이위안이 지난 17일까지 내야 하는 2025년 만기인 달러 채권의 이자 1540만달러(약 208억원)를 30일간의 유예기간에도 불구하고 갚지 못한 것을 말한다. 비구이위안은 오는 27일에도 만료 기간이 연장된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 4000만달러를 지급해야 하고, 내년 1월까지 순차적으로 달러 채권 이자 총 1억1575만달러를 갚아야 한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신흥경제부장은 “전면적인 상환 거부는 아니나 해외에 대한 빚은 갚지 않겠다는 선 긋기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상반기에만 489억위안(약 9조원)의 순손실을 낸 비구이위안은 신용 등급도 가장 낮은 디폴트 상태(C·무디스 기준)까지 내려가 있다.

하지만 중국의 대규모 부양책 발표에 중국·홍콩 증시는 각각 0.4, 0.6%씩 올랐다.

24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4분기(10~12월) 중 1조위안(약 185조원)의 추경 국채를 발행해 지방 정부의 재난 예방 및 복구를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5% 안팎의 경제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차원이다.

올해 재정 적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에서 3.8%로 증가한다. 중국 정부가 연초에 설정한 재정 적자 목표를 조정·확대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4일 취임 후 10년여 만에 처음으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방문하며 경제 회복에 주력하고 있음을 공개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1조위안은 그다지 큰 규모가 아니며, 확실히 게임체인저는 아니다”고 진단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은 “바주카포는 아니지만 지금까지로 볼 때 가장 중요한 점진적 움직임 중 하나”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