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오피스빌딩들

사무실 수요 감소와 고(高)금리에 따른 금융 비용 증가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이 최근 침체에 빠졌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10개 상장 리츠로 구성된 ‘KRX 리츠 TOP10′ 지수는 지난 6개월(4월27일~10월27일) 사이 8.7% 하락했다. ‘KRX리츠인프라’ 지수도 7.3% 떨어졌다.

하지만 가격이 별로 떨어지지 않은 국내 사무실에 투자한 일부 리츠는 상승세다. 신한알파리츠의 이날 주가는 6090원으로 상장가(5000원)보다 21.8% 높았다. 경기 성남 크래프톤타워, 서울 용산 더프라임 타워 등 국내 오피스에 투자하는 이 리츠는 지난 6개월간 5.9% 올랐다. 6%대를 기록하고 있는 연간 예상 배당률(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이 줄어들 가능성도 낮다는 관측이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와 코람코더원리츠도 지난 반년간 주가가 각각 4.9%, 1.7% 상승했다. 한화리츠(-3.2%)·삼성Fn리츠(-5.1%)는 하락하긴 했지만 코스피(-7.3%)보다는 양호했다.

국내 주요 상권 오피스 빌딩 공실률은 2~3%로 낮지만, 미국·유럽 등 해외 오피스 공실률은 10~20%로 치솟고 있다. 그 결과, 프랑스의 아마존 노르망디 물류센터, 크리스털 파크 오피스 등에 투자하는 마스턴프리미어리츠(-22.2%)와 미국 페덱스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미래에셋글로벌리츠(-25.2%)의 6개월 수익률은 저조했다.

리츠 운용 자금을 언제 조달하느냐도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 자금은 통상 1~3년 간격으로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한다. 일부 리츠는 저금리 상황에서 돈을 빌렸다가 최근 고금리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SK리츠와 롯데리츠는 올해만 각각 약 1조원, 9000억원씩 리파이낸싱했고, 지난 6개월 사이 주가는 각각 21.7%, 20.6% 급락했다. 대기업 이름을 걸고 관련 계열사 건물에만 투자해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 받는 스폰서 리츠였음에도 하락폭이 컸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