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공매도 조사팀’을 ‘공매도 특별 조사단’으로 확대 개편해 공매도 주문을 많이 넣는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다고 31일 밝혔다. 현재 1팀 8명인 인원은 한 팀과 두 반을 합쳐 20명으로 늘어난다.

한국주식투자연합회가 2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개최한 불법 공매도 조사 및 개혁 촉구 집회./뉴스1

금감원은 “공매도 조사 경력자, 영어 능통자, IT 전문가 위주로 조사단을 꾸릴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 등에 대한 빠르고 효율적인 조사가 이뤄지도록 예산과 인력을 충분히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IB 대상으로 전수조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최근 BNP파리바와 HSBC 등 글로벌 IB 2곳의 560억원대 불법 무차입 공매도가 적발된 만큼 다른 IB들의 공매도에도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히 살펴본다는 것이다. 무차입 공매도는 주식을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넣은 뒤 나중에 빌리는 불법 거래(사후 차입)를 말한다. 조사 대상 기간은 코로나 사태로 공매도 거래가 전면 금지됐다가 일부 대형 종목 중심으로 공매도 거래가 재개된 2021년 5월 3일 이후다.

한편 금감원은 최근 적발된 2곳 외에 추가로 글로벌 IB 3곳에 대한 불법 공매도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3곳 중 1곳은 연내에 구체적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가로 적발된 IB들도 상습적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해왔고, 불법 거래에 해당하는 금액이 최근 적발된 2곳보다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IB뿐 아니라 IB에서 공매도 주문을 받는 국내 증권사와 국내 주식 공매도를 위해 IB들과 관련 계약을 하는 기관 투자자(최종 투자자)들이 불법 공매도에 연루돼 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금감원 이승우 조사2국장은 “최종 투자자들이 사실상 공매도 거래의 실질 주체인 만큼 이들이 공매도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는지, 공매도로 시세를 조종하려 했는지 등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