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회계법인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금융 당국 수장들도 은행권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은행들이 혁신은 없이 손쉽게 ‘이자 장사’로 번 막대한 이익으로 임직원들 배 불리기에만 나선다는 지적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6일 은행연합회장, 금융투자협회장 등 6개 금융협회 기관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금융회사 이익의 원천이 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한 혁신이나 노력의 결과라기보다 단순히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수입 증가라는 점에서 국민들 시선이 따갑다”며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여줄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회계법인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은행권 3분기 영업이익이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를 합친 것보다 많다”며 “과연 (은행들이) 반도체, 자동차와 비교해 어떤 혁신을 했기에 올해 60조원의 이자이익을 거둘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금융 당국 수장들이 은행권 비판의 수위를 높이는 배경엔 은행들이 그간 이자 장사로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으로 벌여온 성과급과 퇴직금 잔치가 있다.

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8개 은행(산업은행·수출입은행 제외) 임직원들의 평균 급여 총액은 1억1568만원에 달한다. 은행원의 평균 급여 총액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간 1.8배나 늘었다. 급여 총액만 늘어난 게 아니다. 2021년과 지난해 은행권 전체 명예퇴직금 총액은 각각 2조3540억원, 9332억원에 달한다. 2008~2009년만 해도 연간 명예퇴직금 지급액이 3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13~14년 만에 최대 7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은행권이 대출을 통해 벌어들인 이자 수익은 79조1000억원이다. 1년 만에 25조원이나 늘었다. 은행들이 벌어들인 막대한 이익은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급성장한 덕이 크다. 은행들이 금융상품 혁신과 신시장 개척, 모험 투자 등을 통해 수익을 늘린 게 아니라 금리 상승 덕을 보며 아무런 혁신과 노력 없이 큰돈을 벌었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