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에 기반을 둔 DG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경선에서 열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어떤 인물이 등장해 DGB금융 핵심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진두지휘하며, 1000여 개 고객 계좌 무단 개설로 홍역을 치른 대구은행의 위기를 잘 추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것이죠.

김태오 현 회장의 3연임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올해 만 69세인 김 회장은 DGB금융의 회장 후보자 연령 제한(만 67세)에 걸립니다. DGB금융 이사회가 김 회장의 3연임을 위해 관련 규정을 손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금융 당국이 이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명확히 전달하면서 김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은 희박해졌습니다.

차기 회장 후보로 그룹 내부에서는 황병우 현 대구은행장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룹 내 최고경영자(CEO) 육성 프로그램에 따라 행장으로 선임된 데다 대구·경북 지역 기반도 탄탄하기 때문이죠. 외부 인사 중에서는 허인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허 전 부회장은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허 전 부회장은 대구고 출신으로 KB국민은행에서 요직을 두루 거치며 은행장을 3연임했기 때문에, 대구은행이 전국구로 발돋움하는데 큰 역할을 해줄 적임자로 여겨졌습니다.

허 전 부회장의 불참 선언으로 외부 후보군 예측은 한층 어려워졌습니다. DGB금융은 회장 후보 요건으로 ‘금융기관 20년 이상 근무’를 내걸고 있어서 관료 출신은 후보가 될 수 없습니다. 관료를 제외할 경우 대구·경북 출신인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 등이 거론됩니다. 이 전 행장은 2018년에도 DGB금융 회장 후보 쇼트리스트에 오른 바 있습니다. 김 전 행장은 30년 넘게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서 일한 경력이 강점입니다. 최종 회장 후보는 내년 2월쯤 확정돼 3월 공식 취임할 예정입니다.

DGB금융은 지난 4월 “가장 모범적인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수립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인물이 회장으로 선출돼 금융권 발전에 기여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