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하루새 20원 가까이 급락했다. 일본은행(BOJ)이 8년째 이어온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 가능성을 내비치자 엔화가 급등하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뉴스1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1325.3원)보다 18.5원 내린 1306.8원에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3원 내린 1316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한때 1304.7원까지 내려갔다.

이날 원·달러 환율 급락의 배경으로는 일본은행의 대규모 통화완화 정책 전환의 가능성이 높아진 점이 꼽힌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전날 의회에 출석해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통화정책 운용이) 더 어려워 질 것”이라며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 확실해지면 마이너스 금리 해제와 장단기금리 조작 개선도 시야에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시장은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폐지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하미노 료조 일본은행 부총재도 지난 6일 “일본은행이 금융 정상화를 단행했을 때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비교적 적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발언이 시장에 전해지면서 엔화 가치는 급등했다.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47.184엔까지 떨어졌고, 8일 현재(오후 7시 기준) 엔화는 144.2엔에 거래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 150엔대에서 움직이던 것과 대비된다.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엔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등 주요 6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103.7선까지 떨어졌다.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초만 해도 106~107선에서 움직였다.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은 907.15원에 마감했다. 전날(905.38원)보다 1.77원 상승(엔화 가치 상승)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