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HAP PHOTO-2189> 증시 마감 종 칠 준비하는 日 야구대표팀 감독 (도쿄 AP=연합뉴스) 일본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을 이끈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이 29일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올해 증권 거래의 마감을 알리는 종을 칠 준비를 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이하 닛케이지수)의 올해 지수는 '거품(버블) 경제' 붕괴 이후 34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2023.12.29 besthope@yna.co.kr/2023-12-29 16:07:34/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작년 역대급 상승세를 보인 일본 증시를 올해에도 긍정적으로 보는 전문가 의견이 적지 않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일본은행(BOJ) 등 통화당국이 완화 정책 기조를 긴축으로 급선회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평균은 2022년 내내 옆걸음만 치다가 작년 상반기에 급등했다. 작년 7월 3일 3만3753.33을 기록해 1990년 3월 9일(3만3993.99) 이후 33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지난달 29일에는 3만3464.17에 마감하며 연말 종가 기준으로 1989년 12월 29일(3만8915.87) 이후 34년 만에 최고를 경신했다. 연간 상승 폭으로 봐도 작년 닛케이평균은 7369포인트 올라 1989년(8756포인트) 이후 34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래픽=백형선

엔화 약세에 힘입어 일본 수출 기업 실적이 크게 개선된 효과가 컸다. 엔·달러 환율은 작년 11월 중순 33년 만에 최고치에 근접한 1달러당 151.92엔까지 올랐다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현재 141엔대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내 주요 77사의 작년 회계연도 상반기(4~9월) 평균 거래환율은 1달러당 141엔으로 전년 하반기(10~3월)보다 7엔 정도 올랐고(엔화 가치 하락) 이에 따라 해당 기업들은 총 8129억엔(약 7조5000억원)을 추가 이익으로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 가운데 절반에 해당한다.

기업 이익은 주주와 임직원 주머니로 흘러 내려갔다. 3월 결산 일본 상장기업 2350여 개의 배당액은 역대 최대 규모인 15조7000억엔(약 144조1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닛케이에 따르면 작년 주요 기업 1인당 평균 겨울 상여금이 전년보다 2.6% 증가한 86만5903엔(약 79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975년 조사 실시 이래 사상 최고액이다.

미·중 갈등도 일본엔 호재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중심의 글로벌 가치 사슬(밸류 체인) 재구축에 따른 장기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봤다. 미국이 그동안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활용했는데 앞으로는 그 역할 중 상당 부분을 일본이 맡는다는 뜻이다. NH투자증권도 일본 주식이 올해에도 글로벌 공급망 재편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는 2022년 말 일본 소니·덴소와 합작법인 JASM을 세웠다. 오는 2월 24일 일본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열고 올해 말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이 효과가 60조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경기 회복과 환차익에 대한 기대에 일본 거래소의 주주가치 제고 정책까지 더해졌다. 일본거래소그룹이 작년 4월 주가가 장부가치를 밑도는 상장사들에 주가 부양 계획을 마련하라고 요청하자 외국인들이 일본 증시로 몰렸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까지 일본 증시가 10% 넘게 오를 것으로 점쳤다. 이미 ‘투자 귀재’ 워런 버핏은 작년 초 일본 5대 종합상사(미쓰비시·미쓰이·스미토모·마루베니·이토추) 지분을 사들이며 불을 댕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