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김성규

작년 11월부터 시작돼 6월 말 종료 예정이던 공매도 전면 금지가 내년 3월 말까지 9개월 연장된다. 정부는 이 기간에 불법 공매도를 적발해 차단하는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공매도는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다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주식을 되사서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13일 민·당·정 협의회를 열고, 한국거래소가 2025년 3월 말 전산 시스템을 구축할 때까지 공매도 금지를 연장하는 내용의 ‘공매도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기관 투자자들은 올해 4분기(10~12월)까지 자체적으로 주식 잔고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한국거래소가 무차입 공매도 여부를 상시 확인하는 ‘공매도 중앙 점검 시스템(NSDS)’도 내년 3월까지 구축될 예정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전산 시스템이 구축되면 내년 3월 31일부터 공매도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리 주식을 빌려두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하는 무차입 공매도 등 법을 어겨 50억원 이상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경우, 최대 무기징역에 처해질 만큼 불법 공매도 처벌이 강화된다.

개인 투자자보다 기관에 유리하다는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개인과 기관의 공매도 거래 조건 차이도 사라진다. 기관도 앞으로는 개인 투자자처럼 빌린 주식을 90일 내에 상환해야 한다. 주식을 빌리며 제공해야 하는 담보 비율도 개인과 기관 모두 현금 105%, 주식 135%로 같아진다. 이전까지 개인이 공매도를 하려면 기관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나 주식을 맡겨야 했지만, 이제는 기관이 맡기는 만큼만 하면 된다는 뜻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매도 제도 개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