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본격적으로 은행들의 가계 대출 급증세를 제어하기 시작하자, 은행들이 전세 자금 대출의 문턱을 높이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 내부 회의를 거쳐 다음 달 3일부터 임차 보증금이 늘어난 범위 안에서만 전세 자금 대출을 해주기로 했다. 또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 매입) 등 투기성 자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조건부 전세 자금 대출은 중단한다. 한 아파트에 소유권과 전세권 이전이 같은 날 이뤄지는 대출 등은 투기 목적이 강하다고 보는 것이다. 앞서 신한은행도 지난 26일부터 갭투자를 막는 취지에서 매수자 소유권 이전, 선순위 채권 말소 등 조건부 전세 자금 대출을 제한했다.
KB국민은행은 이와 함께 부동산 담보대출 중도 상환 수수료를 일시 면제하기로 했다. 대출 상환을 유도하는 차원이다. 다음 달 3일부터 고객이 다른 은행들에서 빌린 대환 대출 등이 아닌 자기 돈으로 대출을 갚는 경우에 적용된다.
하나은행도 다음 달 3일부터 주택 담보대출의 한도를 소액 임차 보증금(서울 5500만원)만큼 줄이기로 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생활 안정 자금 목적 주택 담보대출 한도도 연간 1억원으로 제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