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6일 단일 아파트 단지로는 국내 최대 재건축 규모인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사진> 입주 예정인 1만2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잔금 대출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최대 8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둔촌주공 대출을 위한 금융회사 간 경쟁이 본격 시작됐다.
KB국민은행은 이날 5년 주기 변동금리로 최저 연 4.8%를 제시하고, 대출자별 대출 한도는 담보인정비율(LTV) 70% 범위 내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적용한 금액 이내로 정했다. 이런 조건이면 연봉 1억원인 사람이 15억원짜리 집 구입을 위해 30년 만기 대출을 신청할 경우, 약 7억원의 대출을 받을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이 단지에 대한 대출 총액을 최대 3000억원으로 정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 대출이 폭증하지 않도록 적정한 수준으로 대출 한도를 정했다”고 말했다.
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도 조만간 금리와 한도를 확정하고 대출 영업에 나설 방침이다. 최저 금리는 연 5% 안팎으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새마을금고, 지역 농협 등 일부 상호금융들이 연 4% 초반대 금리를 내세워 대출 영업에 들어갔다.
일부 은행들은 둔촌주공 입주 예정자에 대한 조건부 전세대출 재개도 고려하고 있다. 조건부 전세대출은 소유권이 바뀌는 집에 대한 전세대출로, 전세 세입자를 구해서 이들로부터 받는 전세금으로 집을 사는 경우에 이용한다. 하지만 갭투자에 이용돼 대출 증가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지적에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은 일시적으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 현재 하나·SC제일은행 등이 둔촌주공 입주 예정자들을 상대로 조건부 전세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300억원 규모의 신청 100여 건을 받았다.
한편에선 대출 조건을 따져 입주일을 조정한다는 말도 나온다. 이 단지는 이달 27일부터 입주가 가능한데, 입주 예정자들 사이에서 내년에 다시 대출 제한이 풀릴 것을 기대하며 잔금 대출과 입주를 늦추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대출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다른 지역 대출 수요까지 자극하지 않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