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6조6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8월 9조7000억원까지 증가 폭을 키웠다가 금융 당국의 은행권 대출 조이기로 인해 9월에는 5조7000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억눌렸던 대출 수요가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으로 옮겨가면서 한 달 만에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선 것이다.
금융위원회의 11일 ‘10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의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 폭은 9월(5조6000억원)보다 1조7000억원 줄어든 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다급한 대출자들이 금리가 높더라도 2금융권으로 달려가는 ‘풍선 효과’가 발생하면서 지난달 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7000억원이나 늘었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9월엔 3000억원 감소했었는데, 지난달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증가 폭은 2021년 11월(3조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크다. 결국 금융권 전체로는 6조6000억원이 늘었다.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는 새마을금고에 쏠렸다. 새마을금고 가계대출은 지난 한 달 동안 1조원이나 급증했다. 새마을금고는 전체 금융권 가운데 잔금대출 만기가 유일하게 40년짜리인 상품을 내놓으면서 대출 수요를 빨아들였고, 서울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단지(올림픽파크포레온) 잔금대출 금리를 시중은행보다 낮은 연 4% 초반대로 낮추는 등 은행 대출에서 밀려난 고객을 상대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왔다.
금융 당국은 이날 새마을금고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열고, 새마을금고에 대해 대출 자제를 당부했다. 새마을금고는 이 자리에서 40년 만기 대출 상품 판매를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집단 대출 갈아타기(대환)도 한시적으로 취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완전히 중단하는 것은 아니고, 어느 정도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