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심리적 방어선인 달러당 1400원 선을 넘었다. 원화 환율이 마감 가격으로 1400원을 넘은 것은 2년 만이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주간 시장에서 오후 3시 30분 기준 전날 종가보다 8.8원 오른 1403.5원에 마감했다. 이미 전날 야간 시장에서 새벽 2시 종가는 1401.0원으로 1400원을 넘은 상황이었다.
앞서 지난 4월에도 원화 환율은 중동 불안, 미국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외국인 주주들의 배당금 해외 송금 등을 이유로 장중 1400원을 넘긴 적이 있다. 하지만 종가 기준으로 1400원을 넘은 것은 2022년 11월 이후 2년 만이다. 원화 환율이 1400원을 넘은 것은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 등 세 차례뿐이었을 정도로 이례적인 현상이다.
최근 원화 환율이 뛰는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선 후 소위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정책에 이익을 볼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가 힘을 받으면서 달러, 비트코인, 테슬라 등의 가격이 급등하는 것이 꼽힌다. 이날 유로, 엔화, 파운드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5.7을 넘어 7월 3일(105.8) 이후 4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트럼프는 입으로는 달러 약세를 원한다고 하지만,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정책이 강달러를 부를 것이라고 내다 보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감세로 생기는 재정 적자를 국채 발행으로 메우면, 국채 가격은 하락(금리는 상승)할 텐데, 금리가 오르면 달러 가치도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가 연일 이어지면서 달러 강세가 외환시장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