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비상계엄 사태가 한국의 국가 신용 등급에 미칠 여파를 두고 “실질적 영향이 없다”고 평가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를 판단 할 때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당장 국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4일 서울 여의도에서 S&P와 나이스신용평가가 공동으로 진행한 언론 세미나에서 킴엥 탄 S&P 전무는 “비상 계엄이 몇 시간 만에 해제됐고 한국의 제도적 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탄 전무는 “물론 투자자들에게는 뜻밖의 일이고 향후 투자자의 투자 결정에 부정적 여파를 미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한국의 지금 신용등급(AA)을 바꿀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기업 신용 등급을 담당하는 앤디 라우 S&P 전무도 “비상 계엄의 잠재적 여파는 밋밋(flat)’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라우 전무는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 환경에 관해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는 있겠지만 한국의 전반적인 신용 환경이나 한국 기업의 신용도에 관해서는 계엄의 여파가 현재로는 잠잠해진 상황”이라고 했다.
루이 커쉬 S&P전무는 “프랑스 등 이미 몇몇 국가들이 정치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국 정치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번 사례는 경제·금융 정책 기조에 대해 심각한 의견 불일치로 생긴 일은 아닌 것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커쉬 전무는 “경제·금융 기조에 대해 국내 견해차가 크면 사태를 해결하기 어렵고 불확실성이 커지지만, 이번 일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오후 10시 30분쯤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 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3시간여만에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다. 계엄이 해제되며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다소 줄어들었으나 이 사이 환율이 1440원을 넘고 해외 증권거래소에서 국내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출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