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 가계 대출이 아홉 달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작년 하반기 금융 당국이 금융권의 대출을 조인 탓이다.
15일 한국은행과 금융 당국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예금은행의 가계 대출(정책 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41조원으로 한 달 전보다 4000억원 감소했다. 1조7000억원 감소했던 작년 3월 이후 9개월 만의 첫 감소다. 주택담보대출(902조5000억원·전세 대출 포함)이 8000억원 늘었지만, 신용 대출 등 기타 대출(237조4000억원)은 1조1000억원 줄었다.
한편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2금융권까지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 대출은 지난달 2조원 늘었는데, 증가 폭은 전달(5조원)보다 축소됐다.
작년 한 해 전체로 보면 가계 대출은 전년보다 46조1000억원 증가했다. 2022년(-8조8000억원), 2023년(41조6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작년에 금리 인하 기대 때문에 대출금리가 떨어지고, 수도권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늘면서 4월 이후 가계 부채 증가세가 이어졌다”며 “9월 이후 금융권이 가계 부채 줄이기에 나서면서 전반적으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