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발(發) 관세 폭탄 여파로 금 수요가 급증하면서 한국조폐공사가 골드바 판매를 중단했다. 국제 금값은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3000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폐공사는 이날 조폐공사에서 제조한 ‘오롯 골드바’ 판매 중단 공문을 시중은행에 보냈다. 이날 자체 홈페이지에도 “금 원자재 수급 문제로 골드바 상품에 대한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며 “빠른 시일 내 판매가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공지를 띄웠다. 이에 따라 조폐공사를 통해 골드바를 수급받는 KB국민은행은 12일부터 골드바 판매를 중단한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조폐공사 외 다른 업체를 통해 공급받던 골드바 판매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우리은행의 경우 판매하는 골드바 종류가 1㎏짜리로 한정된다. 신한은행은 애초 조폐공사가 아닌 한국금거래소, LS MnM을 통해 골드바를 공급받고 있어 그대로 판매를 유지할 예정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날 조폐공사에서 골드바 수급에 5주 정도 걸릴 수 있다고 안내를 받았는데, 오늘은 아예 공급이 어렵다는 공문을 받았다”고 했다.
최근 금값이 빠르게 뛰는 가운데, 금 투자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거래 대금은 지난 3일 557억원에서, 11일 971억원으로 뛰었다. 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계좌는 10일 기준 27만7551개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작년 2월(25만3529개) 대비 2만 개 이상 증가한 것이다. 골드바 판매액도 이달 들어 168억원을 기록해 작년 12월 한 달 치 실적인 142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금 투자 수요가 몰리는 주요 이유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꼽힌다. 관세 정책이 본격화하면 물가가 치솟고 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는 전망에 전통적인 안전 자산인 금 수요가 폭증한 것이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금 거래량은 총 4974t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값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가격은 전날보다 1.28% 오른 온스당 2922.12달러를 기록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달 3일 2790달러선이던 금값이 빠르게 치솟으면서 시장에서는 곧 3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