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RepresentUs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건 쉽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렇게 말하는 영상이 화제다. 지난달 29일 미국 비영리단체 리프리젠트어스(RepresentUs)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 ‘독재자-김정은’(Dictators-Kim Jong-Un)이다. 13일 오후 현재 조회 수 36만 4000여 회, 추천 1만 4000개를 기록했다.

이 영상에서 김정은은 “민주주의는 취약한 것이다. 선거가 실패하면 민주주의는 사라진다”고 말한다. 이어 “난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 다 당신들이 하는 거야. 국민은 분열됐고, 당신의 선거구는 조작됐다. 투표소가 폐쇄돼 수백만이 투표를 못 한다”고 한다. 끝으로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건 쉽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며 씩 웃는다.

김정은이 등장해 말하는 모습을 담았지만, 이 영상은 진짜가 아니다. 딥페이크(Deepfake) 기술로 제작한 미국 대통령선거 독려 광고다. 딥페이크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특정인의 얼굴 표정과 목소리 등을 그대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이 영상에서도 김정은의 얼굴뿐 아니라 목소리까지 실제와 유사하게 제작했다.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김정은 영상이 끝난 뒤 화면에는 “민주주의 존폐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이 영상은 진짜가 아니지만, 협박은 진짜다”라는 자막이 뜬다.

이 유튜브 채널에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딥페이크로 조작한 영상도 있다. 리프리젠트어스 공동창립자 조슈아 그레이엄 린은 현지 매체 인사이더에 “두 지도자를 등장시킴으로써 미국인들에게 우리 민주주의가 얼마나 취약한지 직면하게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투표 독려 광고는 폭스 뉴스, CNN, MSNBC의 워싱턴DC에서 방송되도록 사전 승인까지 받았으나 막판에 거부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딥페이크가 연예인이나 일반인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하는 등 범죄에 악용되는 등 논란이 많은 기술이라는 점을 의식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