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 같은 이른바 ‘플랫폼(기반기술)’ 서비스는 이용자들이 한 번 익숙해지면 바꾸기 어렵다. 이 때문에 먼저 시작한 선도 업체가 시장을 오래도록 장악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 독특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기존 플랫폼 업체들의 아성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왼쪽부터)배준호 윌림 대표, 김우진 비즈니스캔버스 대표.

스타트업 ‘윌림’은 단 세 줄만 쓸 수 있는 ‘세줄일기’를 서비스하는 기업이다. 배준호 윌림 대표는 “짧은 글이 사람을 감성적으로 만든다”며 “길이 제한이 있어서 심사숙고해 깊이 있는 글과 사진을 올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보여주기식 게시글이 많은 다른 소셜 미디어와 달리, 세줄일기는 고민이나 위로를 담은 감성 콘텐츠가 많은 편이다.

이용자들이 올린 글은 다이어트, 운동, 육아, 영화, 반려동물 등 주제별로 저장된다. 타인과 공유하면서 구독과 공감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올린 콘텐츠를 모아 책으로 만들어주는 ‘일기책’ 서비스도 한다. 감성 콘텐츠가 많다는 입소문이 나며 앱 다운로드 115만건을 넘어섰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 서울대기술지주 등의 투자를 유치했다.

배 대표는 삼성SDS 출신이다. 사내 커플이었다가 동반 퇴사 후 400일 동안 세계여행을 했다. 여행하면서 하루 세 줄씩 여행 소감을 올린 것을 계기로 창업했다. 배 대표는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며 “세계인들이 공감과 위로를 공유할 수 있는 진정한 소셜 미디어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스타트업 ‘비즈니스캔버스’는 문서 작성 프로그램 ‘타입드(Typed)’를 개발해 내년 초 시범(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 기존에는 발표 자료 등을 만들려면 인터넷 검색, 자료 수집, 사진 저장 및 불러오기 등을 하느라 수많은 창을 컴퓨터에 띄워 넣고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 창을 옮겨 가며 문서를 만드는 게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타입드는 하나의 창을 여러 개로 쪼개 문서 작성과 자료 참조, 미리 보기, 불러오기와 공유 등을 한 화면에서 편리하게 할 수 있다. 김우진 비즈니스캔버스 대표는 “다양한 문서를 편하게 작성하는 데 최적화된 도구”라고 설명했다. 디캠프가 주최한 디데이(창업경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신한캐피탈, 한국기술벤처재단,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소풍벤처스 등에서 투자받아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인정받았다.

김우진 대표는 외국어고를 다니다 영화감독이 되겠다며 학교를 그만두고 프랑스로 유학을 간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현지에서 학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일하는 것 자체에 재미를 느껴 창업까지 도전하게 됐다”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워드를 대체하는 툴로 자리 잡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