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공식 지원을 중단하는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 /어도비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Adobe Flash Player)를 사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 컴퓨터로 인터넷 브라우저를 실행하면 난데없이 이런 글이 뜬다. 24년 동안 PC의 필수 소프트웨어로 쓰인 어도비의 플래시 플레이어(이하 플래시)를 이제는 삭제할 때라는 것이다. 미국 기업인 어도비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플래시 플레이어'에 대한 기술 지원을 종료한다.

한때 졸라맨, 마시마로 등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간단한 영상을 만들거나 홈페이지를 제작할 때 사용됐던 게 이 프로그램이다. 플래시는 웹브라우저에서 음악과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돌아가게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다. 1996년 매크로미디어가 개발한 플래시는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인 어도비사(社)가 매크로미디어를 인수하면서 어도비 소유가 됐다. 플래시를 쓰면 영상과 게임을 적은 용량으로 만들 수 있다. 복잡하지 않지만 재밌는 캐릭터인 ‘졸라맨’ ‘마시마로’ ‘우비소년’ 등이 한 시대를 풍미한 것도 플래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2014년 플래시가 없어도 웹사이트에서 간단한 영상 제작이 가능한 새로운 규격인 ‘HTML5’가 표준으로 등장했다. 여기에 플래시 취약점을 이용한 악성 코드와 바이러스가 수없이 등장했다.

어도비의 플래시는 떠나지만 후폭풍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플래시를 적용해 만든 웹사이트가 여전히 많은 데다 해커들이 공식 지원이 끝난 플래시를 악용해 악성 코드 등을 더 퍼트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민간 500대 웹사이트 중 142곳은 여전히 플래시를 사용하고 있었다. 규모가 더 작은 교육·영상 관련 사이트 상당수도 플래시를 쓰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어도비 플래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악성 코드가 나타났을 경우 전용 백신을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다. 민간 업체들도 플래시 흔적을 지우는 중이다. 윈도 등 OS(운영 체제)와 크롬 등 브라우저는 플래시를 털어내는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다. 내년 1월부터 플래시로 구현된 웹사이트는 자동으로 차단하는 방식이다.

일반 사용자는 보안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 컴퓨터에 설치된 플래시를 삭제하는 게 좋다. 플래시를 여전히 쓰는 웹사이트를 방문할 때는 해킹 가능성을 더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