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 전문 유통점 하이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다양한 노트북 신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스마트폰에 밀려 쇠락하던 노트북·데스크톱PC가 올해 코로나 유행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으로 기사회생하고 있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화상 회의를 하거나 원격 수업을 하기 위해 별도로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을 사는 고객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IDC는 24일(현지 시각) “올해 노트북과 데스크톱을 포함한 전 세계 PC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11% 이상 늘어난 2억913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PC 판매량은 2008년 3억대를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해 왔으나 올해 다시 회복세로 접어든 것이다. 올 4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 늘어났다. 분기 기준으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집콕'족을 겨냥한 인터넷 게임용 고사양 PC 출시와 판매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IDC는 “코로나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노트북·태블릿·데스크톱PC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2022년까지 이런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전 세계 노트북·태블릿PC 출하량

실적 악화에 고민하던 PC 업체들도 반색하고 있다.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인 레노버는 올 3분기에 지난해 동기 대비 11.4% 늘어난 1930만대를 판매했다. 미국 델은 3분기 온라인 주문이 1년 전보다 35% 증가했다. 이 업체들은 올 4분기에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PC 수요가 살아나면서 LCD 산업도 덩달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애플 아이폰과 삼성 스마트폰이 더 얇고 선명한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화면을 채택하면서 2010년대 중반 이후 LCD 산업 역시 급격히 위축되고 있었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노트북용 중소형 LCD 출하량은 1억2088만장으로 전년 동기(1억441만장) 대비 15.8% 증가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집콕 수요로 노트북, 모니터, 데스크톱, TV 판매가 동시에 늘어나고 있어 내년 1분기까지는 LCD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