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기업인 구글과 페이스북이 뉴스 사용료 지급과 관련해 국가별로 전혀 다른 태도를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거대 시장인 유럽에서는 현지 언론사에 뉴스 사용료를 적극적으로 지급하면서,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은 호주에서는 뉴스 사용료를 강제할 경우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1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호주 정부가 추진 중인 ‘뉴스 사용료 지불 법안’이 입법화되면 호주에서 검색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구글 등 글로벌 인터넷 기업과 호주 언론사들 간의 뉴스 사용료 협상이 지지부진한 데 대해 호주 정부가 사용료 지급을 강제하는 법안을 추진하자 시장 철수를 선언한 것이다. 구글 호주 지사의 멜 실바 대표는 지난달 말 호주 상원 청문회에서 “이 법안은 구글의 사업에 지속 불가능한 선례를 만들고, 인터넷이 운영되는 원칙에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페이스북도 같은 자리에서 “이 법안이 시행되면 호주 내에서 뉴스 콘텐츠 서비스를 중단할 것”이라고 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9일 호주 재무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뉴스 사용료 관련 논의를 했지만 시각차만 확인하고 끝났다.

반면 이 기업들은 유럽에서는 뉴스 사용료 지급을 늘리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달부터 가디언·데일리미러 등 영국 언론사에 1년에 우리 돈으로 수백억원의 뉴스 사용료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구글도 지난달 프랑스 매체들과 3년간 13억달러(약 1조4300억원) 규모의 뉴스 사용료 지불 계약을 마쳤다. 구글은 지난해 초에는 독일에서도 뉴스 사용료 지급에 합의했다. 일각에선 유럽연합(EU)이 지난해부터 미국 테크 기업에 대한 반(反)독점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한 것을 의식해 유럽 매체에 뉴스 사용료를 지급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구글·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인터넷 기업에 대한 뉴스사용료 부과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구글·페이스북이 보기에 한국도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이기 때문에 이들이 강경하게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