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공동 배급한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일본 소니가 지난해 순이익이 창립 이후 처음으로 1조엔(약 11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출시한 콘솔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5가 연일 흥행을 이어가고 있고, 소니가 배급한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이 일본 영화 흥행 1위에 오르는 등 게임·콘텐츠 사업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일 “소니가 2020 회계연도(2020년4월~2021년 3월)에서 순이익이 처음으로 1조엔을 넘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소니는 이날 지난해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11% 늘어난 9400억엔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존 전망치보다 2조원 더 높인 것이다. 이날 소니 주가는 전날보다 12% 넘게 오르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번 실적 성적표를 분석해 보면 소니가 이제는 전자업체가 아닌 엔터·콘텐츠 기업으로 탈바꿈한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시장에 나온 플레이스테이션5는 현재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물건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높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도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소니가 공동 배급한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제치고 일본 영화 흥행 1위 기록을 갈아치웠다.

소니의 게임·콘텐츠 분야는 히트작 여부에 따라 실적이 들쭉날쭉했지만 최근엔 플레이스테이션의 온라인 정기 구독 서비스, 음악 산업에서 성과를 내며 주력 사업으로 성장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 2000년 회사 전체 매출에서 전자사업 비중이 70%, 음악·영상 16%, 게임 9% 였지만, 2020년엔 전자 22%, 음악 19%, 게임 31%로 사실상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앞으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전세계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로 인한 영향 때문이다. 닛케이는 “자동차 반도체 공급 부족 영향으로 CPU(중앙처리장치)등 핵심 반도체 부품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이면서 플레이스테이션5의 주요 부품의 공급이 염려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플레이스테이션은 출시 첫 1년 동안 목표인 760만 대 이상 생산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생산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