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연합뉴스

전기차 업체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사진>의 거침없는 상상과 실행력이 또다시 엉뚱한 계획을 현실화하고 있다. 사람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기억을 저장하고 지능을 향상시키겠다며 설립한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새로운 연구 성과 발표를 예고하고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 시각) “머스크가 원숭이의 뇌에 무선 칩을 이식하고, 생각만으로 비디오 게임을 하는 장면을 한 달 내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최근 오디오 기반 소셜미디어에서 수천명의 청취자에게 계획을 설명했다. 머스크에 따르면 이 원숭이의 두개골에 심어진 칩은 마치 ‘핏비트’와 같은 기능을 한다. 웨어러블(착용형) 기기인 핏비트는 이용자의 운동량과 심박수 등을 읽어내고, 운동 방법도 안내해준다. 뇌에 핏비트를 심었다는 것은 뇌파를 읽어 원숭이가 원하는 것을 알아내고 무선으로 실제 원하는 동작을 하는 것까지 가능하도록 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머스크는 2017년 뉴럴링크를 설립했고, 지난해에는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한 채 생활하는 돼지 ‘거트루드’를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거트루드에게 이식된 칩은 뇌파를 초당 10메가비트 속도로 무선 전송할 수 있고, 무선 충전도 가능하다. 머스크는 칩 이식 수술을 자동으로 할 수 있는 임플란트 로봇 ‘V2’도 공개했다. 1시간 동안 뇌 속에 미세 전극 1024개를 심을 수 있다. 과학계에서는 돼지에 이어 원숭이 실험까지 성공한 머스크가 언제 실제 사람 대상 실험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당초 머스크는 2020년 인체 실험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도 나오지 않았다.

다만 머스크와 뉴럴링크가 사람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데 도전한 첫 사례는 아니다. 사람의 뇌파를 읽어 해석하는 실험은 이미 여러 국가에서 진행돼 왔다. 사지마비 환자에게 외골격 로봇을 입히고, 뇌파를 통해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다만 머스크의 목표는 좀 다르다. 그는 “사람이 사망하면 다른 형태의 인간이나 로봇으로 기억을 옮겨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컴퓨터를 통한 영생을 꿈꾸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