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 업체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은 지난 3월 베이징에서 샤오미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 '미 믹스 폴드'를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의 대명사인 샤오미의 진격이 심상치 않다. 샤오미는 올 2분기 인도·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1위에 오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자사 이름을 스마트폰 브랜드로 내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도 본격 나설 계획이다. 아직 제품 품질면에서나 글로벌 시장 장악력에서 삼성과 격차가 크지만 과거 삼성 자리를 위협했던 중국 화웨이보다 성장세가 크다는 분석이다.

샤오미는 지난 26일 올 2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64% 늘어난 878억위안(약 15조8000억원), 순이익은 84% 증가한 83억위안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사상 최고 기록이다.

이번 샤오미의 호실적은 스마트폰 부문이 이끌었다. 샤오미는 2분기에 스마트폰 매출과 출하량에서 각각 591억위안, 5290만대로 작년 같은 기간의 2배를 기록했다. 중국과 유럽에서 화웨이의 빈자리를 차지하면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 덕분이다.

샤오미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올 3분기부터 ‘미(Mi)’ 브랜드를 단계적으로 폐기하고 자사명인 ‘샤오미’를 새로운 브랜드명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스마트폰 업계에선 지난 6월 한달 간 집계에서 삼성을 제치고 글로벌 시장 1위에 올랐던 샤오미가 이제 중저가 이미지에서 벗어나 회사 이름을 걸고 프리미엄 제품 수요까지 잡아 단숨에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는 의도로 본다. 레이쥔 회장은 최근 신작 발표회에서 “향후 3년 안에 스마트폰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자신감은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서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샤오미는 유럽시장에서 점유율 25.3%로 삼성전자(24%)를 앞섰다. 샤오미는 2분기 기준 22개 국가에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시장 1위 삼성전자는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군단의 거센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지난 27일 출시한 폴더블폰 신작이 국내에선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도 흥행에 성공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삼성전자는 수익성 개선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삼성은 현재 중저가 스마트폰의 경우 상당수를 중국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기 시작했다. 중국 TCL에 갤럭시M 시리즈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제공받고 있고, 갤럭시A 시리즈에도 중국산 OLED를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지난달 나올 예정이던 스마트폰 무선사업부 경영 진단도 한달 연장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