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개발한 실내 자율주행 로봇 어라운드C가 커피를 운반하고 있는 모습. / 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클라우드·로봇·AI 분야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매년 매출액의 25% 이상을 연구 개발에 투입하며 테크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 말 입주할 제2 사옥은 이 세 가지 기술을 집약해 ‘두뇌 없는 로봇’이 돌아다니며 직원들의 업무를 지원하는 로봇 특화 사옥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인공지능-로봇-클라우드, 네이버 테크의 3개 축

두뇌 없는 로봇의 핵심 비결은 바로 ‘ARC(인공지능·로봇·클라우드의 앞 글자를 딴 것)’ 시스템이다. ARC는 네이버가 지난해 개발자 연례 행사인 ‘데뷰(DEVIEW) 2020′에서 발표한 클라우드 기반의 로봇 제어 시스템이다. 로봇은 두뇌 같은 핵심 부품이 없는 대신, 네이버 데이터센터가 두뇌 역할을 하며 로봇에 실시간으로 명령하고 반응하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AI와 클라우드 그리고 로봇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실제 공간 속에서 로봇이 효율적으로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네이버는 ARC 시스템으로 로봇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ARC의 핵심은 AI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로봇들이 비싼 센서 부품 없이도 다른 로봇 못지않게 길 안내, 서빙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통신망만 연결돼 있다면 로봇은 모두 같은 ‘똑똑한’ 지능을 얻게 된다. 하나의 두뇌로 수백, 수천 대의 로봇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어 로봇 제작 비용을 낮추고 누구나 로봇을 사용할 수 있게 보급하겠다는 것이다.

ARC 시스템에는 네이버의 기술 자회사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첨단 기술이 결집됐다. 실내 고정밀 지도를 제작하는 로봇 M1, GPS가 닿지 않는 실내에서 비콘 같은 보조 측정 장비 없이도 정밀한 위치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비주얼 로컬라이제이션 기술, 레이저 스캐너 없이 자연스럽게 장애물을 피해 움직이는 어라운드 플랫폼, 5G 통신망을 활용해 초저지연으로 클라우드에 있는 두뇌와 현장에 있는 로봇을 연결하는 브레인리스 로봇 기술이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ARC를 세계 최초 로봇 친화형 빌딩인 제2 사옥에 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로봇 서비스 대중화 시점을 더욱 앞당겨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춘천 이어 세종… 데이터센터 더 지으며 클라우드 강화

네이버가 로봇과 AI 분야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원동력은 클라우드 기술력이다. 네이버는 2016년 네이버 서비스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로 춘천에 자체 데이터센터 ‘각’을 지어 운영하고 있다. 또한 현재 건축 중인 세종 데이터센터도 2022년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네이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디지털 전환에 나서는 기업들을 고객으로 빠르게 유치하며 클라우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의 클라우드 자회사 네이버클라우드는 산업별·용도별로 특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버티컬 솔루션’ 전략으로 외산 클라우드와 경쟁 중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데이터센터의 보안과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기술 개발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네이버 춘천 데이터센터는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24시간 가동하며 유지·보수해야 하는 데이터센터 특성상 자동화 시스템은 필수”라며 “네이버클라우드는 어떤 온라인 공격에도 데이터를 보존할 수 있도록 서버 보안 진단, 실시간 백업, 디도스(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 대응 같은 대비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친환경 운영과 에너지 절약을 위한 기술력도 갖췄다. 네이버는 데이터센터 운영동에 최첨단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전기·공조·방범·방재 같은 여러 설비를 통합 관리하고 있다.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앞으로는 에너지 사용량·설비 운전 현황·실내 환경 및 탄소 배출량 같은 정보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서버 냉각도 친환경 시스템으로 구축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