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건설 중인 구글의 새 건물에 용 비늘 모양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 중이다. /김성민 기자

1일(현지시각) 미 실리콘밸리 마운틴뷰. 수많은 3~4층짜리 구글 건물들 사이에 커다란 천막 모양의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구글의 11만1484㎡ 크기의 ‘베이 뷰’라고 이름 붙여진 새로운 건물이다. 이 건물의 곡선으로 된 지붕엔 9만개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 중이었다. 태양광 패널의 모습은 익히 보던 직사각형 형태가 아니다. 패널끼리 모서리 부분이 겹쳐있는 형태로 마치 용의 비늘 같았다.

빅테크 기업들이 환경을 보호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지속가능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곡선 모양의 지붕에 독특한 디자인의 태양광 패널을 입히고(구글), 플라스틱 소재를 100% 재활용하며(애플), 물 사용을 감축하는 데이터센터(마이크로소프트)를 만들고 있다.

미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건설 중인 구글의 새 건물에 용 비늘 모양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 중이다. /구글

◇실리콘밸리에 들어선 용 비늘 건물

구글의 새로운 건물에 적용된 용 비늘 태양광 패널은 다양한 각도에서 비치는 태양광을 수용한다. 기존 직사각형 형태의 태양광 패널의 경우 하루 중 일정 시간에만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었지만, 곡선을 이루며 건물 지붕을 완전히 덮는 용 비늘 패널은 태양이 떠 있는 내내 일정 분량 태양광 발전이 가능하다. 건물에 이러한 디자인의 태양광 패널이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의 아심 타히르 재생에너지 책임자는 “수년간의 제품 개발과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이러한 디자인을 완성했다”며 “건물이 포착할 수 있는 태양 에너지의 양을 최대화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디자인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만들기 위해 구글은 맞춤형 설계를 했다. 구글은 이 9만개의 패널을 통해 7메가와트의 전기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건물에서 사용하는 전체 에너지의 40%에 해당한다.

용 비늘 모양의 태양광 패널 구조도. /구글

구글은 이 건물에 미국에서 가장 큰 지열 발전 시스템도 탑재했다. 건물 아래에서 발생하는 지열을 건물 위쪽으로 전달하고, 뜨거운 열기를 다시 땅으로 배출하는 시스템이다. 태양광 발전 시스템과 지열 발전 시스템은 상황에 맞춰 연동한다고 구글 측은 밝혔다. 구글이 이러한 친환경 건물을 건설하는 이유는 2030년까지 지금까지 발생한 탄소를 모두 숫자적으로 없애겠다는 목표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액침냉각 방식. 서버를 절연성 특수용액에 넣어 식힌다. /마이크로소프트

◇물 사용량 대폭 줄인 데이터센터 건설

친환경 건물을 짓는 곳은 구글뿐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7일(현지시각) 물 사용량과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미래형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소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뜨거워진 데이터센터를 식히기 위해 증발식 냉각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 때 사용되는 물의 양이 엄청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다년간의 연구 개발을 통해 사용되는 물의 양을 대폭 줄이는 방법을 찾았다. 바로 액침냉각이다.

서버를 끓는 점이 섭씨 50도인 절연성 특수 용액에 담가 그 온도 이상으로 오르지 않게 냉각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특수 용액에 담긴 서버가 작동하면 주요 부품의 온도가 섭씨 50도를 넘어서며 냉각액이 부글부글 끓는다. 기화된 냉각액은 밀폐된 서버 상부의 냉각 코일에서 다시 액체로 변해 아래로 떨어지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는 2024년까지 자사 증발식 냉각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물 사용량을 현재의 5% 수준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암스테르담, 더블린, 버지니아 등에서 냉각에 필요한 물 사용을 없애고, 애리조나 등 사막지역에서는 물 사용량을 최대 6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일부 칩셋 성능도 20%까지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다”고 했다.

애플은 스마트폰 아이폰과 노트북 맥북프로 등 제품을 생산할 때 재활용 부품을 사용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지난 10월 출시한 맥북프로 신제품에 탑재되는 모든 자석은 100% 재활용된 희토류로 만들어졌다. 외장을 구성하는 소재도 100% 재활용 알루미늄을 썼다. 내장 스피커 등 7가지 구성 요소엔 재활용 플라스틱을 35% 이상 포함했다. 3세대 에어팟 충전 케이스에 들어가는 힌지(여닫는 경첩 부분)엔 100% 재활용 알루미늄을 사용했다. 팀 쿡 애플 CEO는 “향후 제품 생산에 100% 재생 가능 에너지만 쓰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