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 11일(현지 시각) 미국 증시의 반도체 주가가 일제히 폭락했다. 일부 반도체 원자재의 경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공급을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 11일(현지 시각) 미국 증시의 반도체 주가가 일제히 폭락한 가운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차트가 폭락을 보여주고있다./yahoo

이날 미 증시에선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7.26% 하락한 것을 비롯해 AMD는 10.01% 폭락했다. 퀄컴(-5.42%), 브로드컴(-3.03%), 인텔(-2.52%)도 일제히 주가가 빠졌다. 반도체 업종 지수를 대표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83% 하락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러시아의 16일 침공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미 백악관에서도 우크라이나에 있는 미국인의 48시간 내 철수를 요청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문제에 반도체 주가가 출렁인 것은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희귀가스 네온(Ne)과 팔라듐 등의 수급에 비상등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 시장조사 업체 테크세트에 따르면 미 반도체 업체들은 네온 가스의 90% 이상을 우크라이나에서, 팔라듐의 35%를 러시아에서 들여오고 있다.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하고, 러시아도 무역 보복에 나설 경우 반도체 원재료 공급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도 최근 미 반도체 기업들에 공급망 다변화를 주문했고, 일부 기업은 네온 등의 가격 폭등을 우려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로이터통신은 11일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병합했을 당시 네온 가격은 7배 폭등했다.